2009년 8월 13일 목요일

벨라스케스 '시녀들'

출처 아트 talk! talk! | 아트톡톡
원문 http://blog.naver.com/guarneri/30040636950 CCL 

연초엔  뭔가 좀 크고 거창하게^^ 어울리는 그림 하나 볼까요?

스페인의 대표작인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이번 클림전에 앙꼬 '키스'가 빠진 것처럼 .스페인 미술전을 한다해도  이 그림을

프라도 미술관에서 쉽게 내주기는 어렵겠지요. 예상대로  현재 이 작품은 대여불가예요.

현재 프라도 있는 것만으로도 손상이 많이 되고 크기도 크다보니 운반도 어렵고 또 그림 자체로 하나의 역사인데 혹여나 내보냈다 문제 생기면 큰일. 이렇게 보거나 직접 프라도로 날아가서 보는 수 밖에^^

 

 

<Las Meninas>

 

3.18*2.76m,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회화로서 무엇을 나타낼 수 있는가를 자신감있고 치밀하게 표현한 벨라스케스의 걸작이며,

이젤을 사용한 회화 방식이 가진 가능성을 가장 철저하게 보여주는 작품

 

여기는 1656년의 스페인 궁정.

1756년에 모짜르트가 태어났으니 그보다 딱 100년 전 태어난 그림.

 

첫 눈에 들어오는 건 어여쁜  공주님(마르가르타)과 그 옆의 두 시녀들.

시녀들(마리아 아구스티나 사르미엔토, 이사벨 데 벨라스 )도 공주 못지 않은 인형같은 얼굴에

그들의 공손하고 참한 자세가 참 이쁘다.  

 

 

이 세 사람만 따로 그렸어도 아마 아주 사랑스런 그림이 되었을 것이다.

 

살짝 눈을 돌려볼까? 그러면  그 옆에 난장이들(마리아 바르볼라 , 니콜라시오 페르투사토)과 개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궁에서는 특이하지만

유럽 궁정에서 이들은 아주 친숙한 존재이다.

공주와 시녀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화면은 좀 더 생기를 띠게 된다.

 

 그리고 보면 왼쪽에 거대한 캔버스를 대하고 있는 화가도 보인다.

 

뒤쪽에 남녀도 있고 저기 방문 계단에 서 있는 남자(호세 니에토)도 보인다.

 

여기까지만 봐도 꽤 괜찮은 그림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 그림이 비평가들로부터 세계 최고의 걸작이라는 칭송을 얻게 된 것이

 

궁정의 분위기를 잘 포착했기 때문일까하면 그게 다가 아니다.

 

벨라스케스가 이 그림에 대한 설명으로

나는 왜 이 그림에 착수했고, 이 인물들은 어떻게 구성을 했으며

난 이런 걸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게 남겨놓았더라면 좋았을 뻔 했지만

도대체가 무슨 의도를 갖고 그린 것인지 베일에 쌓여 있으니

이후로 이론가들은 이 그림에 대해 추측만을 할 뿐이다.

 

비평가들은 왜 이 그림을 최고라 생각할까?

이제 그림의 구성을 한 번 더 따라가보자.

이 그림은 상당히 크기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인물들은 앞쪽에 배치되고

뒤쪽은 거의 천정과 뒷벽이 차지함으로써

보는 사람은 마치 이 공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벨라스케스의 세계에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면 안에 9명의 사람(거울속까지 하면 11명)의 사람이 있지만

화가, 공주와 시녀, 난장이들, 뒤에 두 사람, 문간의 사람으로

구분되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베르메르 그림에서 창을 통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처럼

이 그림에서도 오른편의 첫번째 창과 다섯번째 창을 통해

빛이 들어와서 실내를 비춰주고, 그 빛이 온화하게 실내를 감싸며

또한 뒤쪽에 있는 남자가 커튼을 걷고 있음으로 해서

마찬가지로 빛을 추가해주고 있다.

 

잘 티는 안나지만 자세히 보면

사람들의 의상을 표현한 벨라스케스의 뛰어난 감각도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이 그림은 무얼 그린 것일까?

한 눈에 보면 우리는 이 화가가 공주를 중심으로 그린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위치로 봤을 때 이렇게 정면으로 본 모습을

그림 속 화가의 위치에서는 나올 수 없다.

여기에 중요한 단서가 바로 거울 속 왕과 왕비이다.

이들이 왕과 왕비라는 건 벨라스케스가 그린 펠리페4세의 초상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화가의 위치에서 봤을 때

분명 화가는 이 왕과 왕비를 그리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모델인 왕과 왕비는 우리가 보는 그림에서는

단지 거울 속에서만 보일 뿐이다.

 

우리가 그림을 보는 위치에 왕과 왕비도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이고

그러니 이건  캔버스를 넘어 이중적인 공간을 포함하게 된다.

 

앞서도 얘기했 듯 벨라스케스가 정확한 의미를 남기지 않았기에

이 그림은 왕과 왕비를 그리는 데 공주가 놀러왔다거나

공주를 그리고 있는데 왕과 왕비가 놀러와 시녀가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이라는

상반된 의견들이 존재한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대체 무얼 그리고 있을까? 무얼 그리기나 한 걸까?

캔버스에 무엇이 그려져있는지 우리는 볼 수가 없다.

일반적인 그림에서의 화가와 모델은 명쾌하다.

초상화에서 우리는 주인공을 대하고 있으며 화가는 우리의 위치가 되지만

이 그림에서 화가와 모델, 그림을 보는 사람의 위치는 묘한 관계에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만약 앞쪽에 왕과 왕비가 있는 것이라면

이 방의 전체를 볼 수 있는 사람의 위치는 저 방의 뒤쪽,

 이 그림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실제의 왕과 왕비까지 다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처음에 볼 때는 마르가리타가 주인공인 줄 알았으나

오히려 화가의 자화상일 수도 있고 더 중요한 왕과 왕비도 있는 것이다.

 

 

 단순히 궁정의 한 일면이 아니라

결국 2차원 캔버스에 나타난 3차원 공간에서의

리얼리티(reality)와 이 리얼리티에 대한 환영(illusionism)의 문제까지  나아가게 되는 것,

우리가 그림에서 보는 이 화면은 어쩌면 이 전체를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을 통해 본

모습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그림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분명 한 공간에 있지만 그들은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

가상의 공간에 그저 함께 할 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가 가상이라면  뒤쪽의 문을 통해 연결된 곳이 오히려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그림에서 리얼리티는 무엇인가?

철학책에서 보면 이러한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비평가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은 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더 확대해 나가면 일종의 바니타스, 결국 삶이라는 것도 일종의 환영일 뿐이다.

 

조금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이 시대에서 화가는 제 아무리 궁정 최고 화가라 할지라도

신하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이 그림에서 화가는 왕보다 더 크고

더 자세한 모습으로 당당히 서 있게 된다.

뒤쪽에 걸린 그림들과 미루어 벨라스케스는 예술의 위대함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설도 그래서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들이 가상으로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궁정의 한 모습으로 볼 때

화가는 사진이 없던 시절 마치 사진을 찍는 것처럼 "스냅샷"의

효과도 연출하고 있다.

 

 

 

한 가지 더 생각할 점은 이 시대, 바로크 시대의 그림은 인상파 그림처럼

그대로 보여주는 그림이 아니라 그림 하나가 세계가 되고

부분부분 상당한 상징과 전체적인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우리는 그 동안 학자들의 견해에

자신을 생각을 더해 유추해 볼 뿐이다.

 

무엇이 진실이건 간에 할 말이 아주 많은 그림이다.

 

원래 이 그림은 시녀들이 아니라 '왕의 가족 El Cuadro de la Familia'이었고

비록 정치적 재능은 없었지만 예술을 사랑한 이 왕, 펠리페 4세Philip IV (Felipe IV, Filipe III), 1605-1665) 는

이 그림을 자신의 개인 방에 걸어두었다고 하니

화가를 더 크게 그리는 불손함은 문제가 아니었던 듯 싶다.

 

1734년 알카사르 궁의 화재로 일부분 다시 복원했으며

1819년 프라도 미술관으로 옮겨지면서 '시녀들'이라는 제목을 사용하게 되었다.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평생의 멘토로 삼았고

클림트도 세상의 화가는 나와 벨라스케스라고 할 만큼

벨라스케스는 화가들이 뽑는 진정한 화가.

이 '시녀들'도 피카소, 달리 등에 의해  무수히 모작이 되었지요.

                                                 

 

이건 리차드 해밀턴이 피카소를 모델로..

자세히 보면 벨라스케가 피카소이고

뒤 벽에 그림도 원래 피카소 작품들로...

 

 

 

 

 

<'시녀들'을 주제로 한 팩션 소설 >

워낙 유명한 그림이라 이들 소재한 소설 3가지. 스토리와 주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소설도 있지만 뒤로 갈수록 용두사미격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는 것이 단점이지만

이러한 팩션 소설의 재미는 진실과 허구의 줄타기 뿐만 아니라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시대상황, 화가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 이렇게 그림이 그려지는구나에 대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그래서 그림을 한층 가깝게 느낄 수 있기에 읽어보면 좋은..

 

       

*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라헐 판 코에이| 박종대 역| 사계절출판사| 2005.11.25 | 315p

    - 그림 속 난장이 같은 인물이 미천한 신분에서 화가로 거듭난다는 인생성공 스토리 같은 이야기

 

* 벨라스께스 미스터리  엘리아세르 깐시노| 정창 역| 북스페인| 2006.04.29

    - 맨 오른쪽 난장이의 시각에서 보는 시녀들 그림의 비밀

 

* 벨라스케스의 거울 페르도 J. 페르난데스| 김현철 역| 대교베텔스만| 2004.10.01

    - 작자는 프라도 미술관의 부관장을 지낸 인물로 스토리 자체보다 그림에 대한 분석이 뛰어난 책

 

 

 

 

 

 

마르가리타 공주의 가족 http://blog.naver.com/guarneri/30019183845

마르가리타 남편의 가족 http://blog.naver.com/guarneri/30020497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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